2-1 공동체, 다시 생각하기
1화와 2화를 쓰며 제 마음에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부족함보다 감사함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교회는 결코 가볍게 자라온 공동체가 아니었습니다. 예배를 소홀히 여기지 않았고, 선교를 뒤로 미루지 않았으며,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일에도 꾸준히 마음을 쏟아 왔습니다.
또한 귀한 구역장님들과 부구역장님들의 수고와 헌신을 통해 자칫 흩어질 수 있었던 성도님들이 서로를 가족처럼 품고 연결되는 중요한 토대가 세워져 왔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의 본질을 예배에서 찾으려 했던 선택은 지금도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방향입니다. 하나님의 임재 없이 아무리 관계가 좋아 보여도 그것은 교회가 아니라는 믿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 교회의 사명 또한 분명했습니다. 성경적 리더를 세워 파송하는 교회. 그래서 우리는 교회 안에 머무는 데 만족하기보다 세상 속으로 흩어지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해 왔습니다.
이 모든 여정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고,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귀하게 빚어 오신 시간이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한 가지 질문이 제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너무 진지하게 사명을 붙들다 보니, 너무 열심히 예배하고 섬기다 보니, 우리는 서로에게 머물 수 있는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었을까.
섬김은 계속되었지만 쉼을 누리고 있었는지, 사명은 분명했지만 서로의 삶을 깊이 나눌 공간은 넉넉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은 비판이라기보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질문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제 고민은 “우리가 잘못 왔는가”가 아니라,
“이 귀한 공동체를 어떻게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지켜 갈 수 있을까” 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교회가 예배 공동체로, 자람의 공동체로, 선교하는 공동체로, 기도로 영적 싸움을 감당하는 공동체로, 또 서로를 돌보고 치유하는 공동체로 귀하게 자라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에 계속 남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이 모든 공동체의 모습이 시간이 지나도 지치지 않고, 사명을 감당하는 과정 속에서도 사람을 소모시키지 않으려면, 그 아래에는 무엇이 먼저 세워져야 할까.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여러 모습들보다 앞서, 그 모든 모습을 지탱하고 떠받치는 가장 본질적인 공동체, 가장 근본적인 기초 단위의 공동체는 무엇이어야 할까.
이 질문 앞에서 저는 더 이상 다른 이름들을 먼저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예배, 사역, 사명, 구조보다 먼저 사람이 끝까지 머물 수 있는 공동체, 서로의 삶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 공동체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의 끝에서 저는 다시 '가족’이라는 단어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더 깊이 이어가 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