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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 공동체, 다시 생각하기2026-01-07 19:09
작성자 Level 1

〈2〉 공동체, 다시 생각하기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목회 철학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공동체를 적극적으로 강조하지 못하는
목회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예배하는 공동체였습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없는 모임은
아무리 인간적으로 끈끈해 보여도
아무리 사람들이 말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갖추어져 있어도
그것은 교회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없이
사람들끼리 억지로 친해 보자,
조직을 만들어 보자,
관계를 강조해 보자는 시도들이
오히려 교회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동체를 말할 때마다
마음 한편에는 늘 조심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이 생각에는
제 과거의 경험도 깊이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청소년 사역을 하던 시절,
저는 교회들로부터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감정은
‘교회 이기주의’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목회자의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고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노스필드장로교회를 섬기면서
제 마음속에서 가장 강하게 배제하고 싶었던 것도
어쩌면 우리만의 이기주의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끼리 모이려 하지 말고,
연합하여 세상을 섬기고 변화시키자는 말에
저는 더 마음이 갔습니다.


이와 관련된 한 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시카고에 처음 왔을 때,
신문에 실린 교회 광고들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 믿지 않는 사람들은
교회가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H마트나 중부시장 앞에 놓인 설교 CD들을 보며서도
집단 이기주의나 경쟁주의로 보일 수 있겠다는
불편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우리 교회 광고가 아니라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가까운 교회로 가세요.”
라는 문구를
제 사비로 중앙일보 올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만큼 저는
‘우리 교회’라는 이름이 앞서는 것을
의식적으로 경계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우리 교회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는
성경적 리더를 세워 파송하는 교회입니다.
교회 안에서 경쟁하지 말고,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살아내는 리더가 되자는 방향에
저는 더 많은 관심을 쏟아 왔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말하면,
공동체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늘 뒤로 미뤄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지점에서
요즘 제 마음에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공동체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리더를 세울 수 있을까.
공동체를 깊이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섬기는 리더로
건강하게 서 갈 수 있을까.


이 질문 앞에서
저는 다시 공동체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상이나 구호가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신앙의 현실 속에서 말입니다.


아직 이 고민은 온전히 리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해진 것은
공동체를 피한다고 해서
이기주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공동체를 조심한다고 해서
교회가 더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제가 왜 다시
‘공동체’라는 단어를 붙들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 공동체를
예수님은 끝내 가족이라는 언어로 부르셨는지를
조심스럽게 나누어 보려 합니다.

#교회# 공동체# 하나됨# one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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